AI 쓰면서 두통 오는 이유: 개발자의 인지 피로 대처법

8 min read
TL;DR
  • AI 도구 사용 시 구현 속도는 빨라지지만 설계 결정 빈도가 폭증하여 인지 과부하 발생
  • 결정 피로, 과업 개시 부담, 프롬프트 피로,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이 주요 원인
  • 20-20-20 규칙, 배치 프롬프팅, 의도적 비활성 시간으로 관리 가능
Cover

AI 시대의 새로운 피로감

최근 Claude Code Max, Codex (ChatGPT Pro), Antigravity (Google AI Pro) 구독을 다 쓰고 있어서 엄청나게 작업량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두통이 생기더라고요. 잠을 못 자서 그런가 했는데, 회사 CTO님이 두통 안 나냐고 물으시는 겁니다. 근데 실제로 전날 타이레놀 먹었거든요?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는데, 다른 많이 사용하던 사람들하고 얘기해 보니 자기들도 두통이 가끔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관련해서 조사를 해봤습니다. 찾아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니었습니다. 커뮤니티에서도 "AI 쓸 때 두통 느끼는 사람 있나? 계획하거나 하는 거 너무 머리 써서"라는 글이 올라올 정도이죠.

2025년 학술 연구에서도 GenAI에 깊이 몰입할수록 인지적 부담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증폭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정 피로

왜 AI가 오히려 뇌를 지치게 하는가

결정 피로(Decision Fatigue)의 폭증

전통적인 개발에서는 하루에 하나의 설계 문제를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구현 자체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키텍처 결정을 천천히 내릴 여유가 있었죠. AI를 쓰면 상황이 뒤집힙니다. 하나를 구현하는 데 걸리던 시간에 세 가지 접근법을 프로토타이핑할 수 있게 되면서, 아키텍처 수준의 결정을 끊임없이 내려야 합니다. 병목이 "이걸 만들 수 있나?"에서 "이걸 만들어야 하나, 어떻게?"로 옮겨간 것이죠.

지속적 과업 개시(Task Initiation) 부담

AI는 스스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건 빼줘", "다시 해줘", "방향 바꿔줘" — 사용자가 계속해서 다음 행동을 지시해야 합니다. 이 과정 자체가 뇌의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을 강하게 소모하는 고강도 인지 작업입니다.

프롬프트 피로(Prompt Fatigue)

832명의 GenAI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프롬프트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는 불확실성은 감정적 피로를, 응답이 기대와 다를 때의 불확실성은 인지적 피로를 유발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기 위해 단어를 고르고 맥락을 설계하는 과정이 새로운 종류의 에너지를 소모하는 것이죠.

컨텍스트 스위칭 비용

프롬프트 작성 → 결과 검토 → 수정 지시 → 다시 검토. 이 루프가 하루에 수십~수백 번 반복됩니다. AI는 문맥 전환에 피로를 느끼지 않지만, 인간의 뇌는 모드를 바꿀 때마다 전환 비용을 지불합니다.

실제로 효과 있던 대처법

20-20-20 규칙

20분마다 20피트(약 6m) 떨어진 곳을 20초간 바라보는 방법입니다. 1990년대 안과의사 Anshel이 제안한 규칙인데, 미국 검안 협회(AOA)와 미국 안과학회(AAO) 모두 권장하고 있습니다. 연구에서도 이 규칙을 2주간 적용한 결과 디지털 안구 피로 증상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는 결과가 있더군요.

20-20-20 규칙

저는 집에서 멀리 Mississauga 쪽을 바라볼 수 있는데, 20분마다 이렇게 뻥 뚫린 전경을 20초씩 보는 식으로 실천하고 있습니다. 먼 곳을 바라볼 수 있는 환경이 있다면 그냥 그걸 활용하는 게 가장 쉽더라고요.

콘도에서 바라본 전경

배치 프롬프팅

하나씩 계속 시키기보다, 큰 가이드라인을 한 번에 주고 AI가 초안을 잡게 한 뒤 나중에 몰아서 수정하는 방식이 뇌의 전환 횟수를 줄여줍니다. 예를 들어 oh-my-claudecode의 autopilot이나 ralplan처럼 자율 실행 모드를 활용하면, 매 단계마다 방향을 잡아줄 필요 없이 결과물만 리뷰하면 됩니다.

의도적 비활성 시간

50분 집중 후 10분은 화면을 아예 보지 않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 시간에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MN)가 활성화되면서 정보를 통합하고 정리하는 과정이 일어납니다. AI 출력물을 계속 읽고 판단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뇌 활동이죠.

자세와 환경 점검

의외로 간과하기 쉬운 부분입니다. AI와 대화하며 집중하면 자신도 모르게 목과 어깨가 경직되어 긴장성 두통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모니터를 눈높이에 맞추고, 화면과의 거리를 약 63cm(팔 길이) 이상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차이가 느껴지더군요.

핵심은 "덜 쓰기"가 아니라 "다르게 쓰기"

AI 피로의 해결책이 AI를 덜 쓰는 게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경계를 두고, 의도를 갖고, 자신이 기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인식하면서 쓰는 것이 핵심이죠.

생산성이 올라간 만큼 인지적 비용도 올라갔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그 비용을 관리하는 것이 AI 시대 개발자의 새로운 스킬이 된 것 같습니다.

Refs

  • Siddhant Khare, "AI fatigue is real and nobody talks about it" (2025) — siddhantkhare.com
  • WarpedVisions, "The hidden cost of AI-assisted development: cognitive fatigue" (2025) — warpedvisions.org
  • ScienceDirect, "Fatigued by uncertainties: Exploring the cognitive and emotional costs of generative AI usage" (2025) — sciencedirect.com
  • MDPI, "Generative AI and Cognitive Challenges in Research" (2025) — mdpi.com
  • Human Clarity Institute, "Cognitive Load, Fatigue & Decision Offloading 2025 Data Summary" — humanclarityinstitute.com
  • Healthline, "20-20-20 Rule: Does It Help Prevent Digital Eyestrain?" (2025) — healthline.com
  • ScienceDirect, "The effects of breaks on digital eye strain, dry eye and binocular vision: Testing the 20-20-20 rule" (2022) — sciencedirec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