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리뷰] AI 시대, 부모로 살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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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DR
  • 아이가 AI에게 생각을 맡기는 대신, 질문하고 답을 판단하는 힘을 기르도록 부모가 도와야 합니다.
  • AI를 활용한 육아 아이디어부터 자녀의 미래와 부부 간 교육관 차이까지, 부모의 현실적인 고민을 함께 다룹니다.
Cover
"한빛미디어 서평단 <나는리뷰어다> 활동을 위해서 책을 협찬 받아 작성된 서평입니다."

서론

전 회사에서 3년간 AI 관련 개발을 해왔고, 이직 후에도 AI를 꽤 많이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2살 아기 아빠가 되고 나니 질문이 하나 생기더군요. AI가 육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한빛미디어의 『AI 시대, 부모로 살아가기』는 AI 전문가 아빠와 유아교육 전문가 엄마 부부가 이 질문에 답하는 책입니다. AI를 막을지 허용할지의 이야기가 아니라, 가정에서 AI를 어떤 도구로 아이에게 쥐여줄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AI로 육아를 해온 아빠의 입장

저는 해외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산후조리원은 갈 수 없었고, 커뮤니티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도 한정적이었습니다. 문화도 달라서 한국식 육아 정보를 그대로 적용하기도 어렵더군요. 그 빈자리를 AI가 정말 많이 채워줬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AI를 쓰는 것과 아이가 AI를 직접 쓰는 건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앞으로 아이들은 지금보다 훨씬 많이 AI에 노출될 겁니다. 2살 아기 아빠인 저도 걱정인데, 초등학생이나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죠.

AI와 함께 살아가는 아이를 이해하는 것이 부모의 출발점임을 설명하는 책의 한 구절

생각을 위임하지 않는 법

이 책이 가장 강조하는 건 아이가 AI에게 생각을 맡기는 게 아니라, AI를 생각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도구로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발문을 제시합니다. 부모가 적절한 질문을 던져서 아이가 지금 정말 답이 필요한지 스스로 아는 힘, 그리고 AI가 준 답이 진짜인지 판단하는 힘을 기르게 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수학 문제 풀이를 다루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부모의 역할은 아이가 문제를 푸는 시간을 건너뛰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라고 하더군요.

크게 공감했습니다. 문제를 푸는 시간은 곧 생각하는 시간입니다. 그 시간을 건너뛰면 답은 얻어도 남는 게 없죠. 사실 이건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AI를 쓰는 모든 사람이 가져야 할 덕목이 아닐까 싶네요.

아이의 마음 읽기, 가족의 AI 사용 기준 정하기, 부모가 먼저 시범 보이기, 멈춤 시간 갖기를 제안하는 실천 안내

AI의 폐해에 대한 경고

AI에 대해 좋은 이야기만 하지는 않습니다. 충동을 조절하는 법, 쇼츠의 폐해, 타인을 NPC처럼 대하는 Z세대의 특징 같은 어두운 면도 함께 다룹니다. 도구를 쥐여주기 전에, 그 도구가 무엇을 망가뜨릴 수 있는지도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리고 육아 시 AI 관련 아이디어와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내용 중에 개인적으로 가장 좋았던 아이디어는 역사 속 인물에게 페르소나를 설정하고, 아이가 그 인물과 직접 대화하게 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아이가 역사적인 인물에게 직접 물어볼 수 있으니 역사 공부가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AI가 연기하는 인물은 실제 인물이 아니기에 사실과 다른 내용이 섞일 수 있으니, 부모가 옆에서 함께 확인하며 쓰는 게 필수라고 합니다. 앞에서 말한 진짜인지 판단하는 힘을 기르는 연습으로도 충분히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AI 너머 부모의 고민

대상 독자가 부모이다 보니 AI 이야기만 있는 건 아닙니다. 우리 아이의 미래 밥벌이는 어떻게 될지, 대학이 여전히 필요한지 같은 현실적인 고민도 다룹니다. 어릴 때 직접 돈을 벌어보면서 금전 감각을 기르는 법 등 좋은 팁이 많았습니다.

부부 간 관점 차이를 좁히는 방법

아이는 혼자 키우는 게 아닙니다. 사람마다 성향이 다르고, 부부 사이에도 교육관이 다를 수밖에 없죠. 연인 사이라면 둘이 알아서 풀면 될 문제지만, 가운데 아이가 있으면 이야기가 복잡해집니다. 부모의 기준이 서로 다르면 혼란을 겪는 건 결국 아이니까요.

이 책은 AI 학습에 대한 관점 차이를 예로 들어, 저자 부부가 실제로 이 갈등을 어떻게 풀어갔는지 보여줍니다. AI 교수 아빠와 정서지능 교육자 엄마라는 조합이라 더 현실감 있게 읽혔습니다.

부부가 식탁에서 아이의 AI 사용 기준을 함께 의논하고, 곁에서 아이가 블록 놀이를 하는 일러스트

마치며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ChatGPT 같은 서비스에 14세 미만 아이들의 사용 제한이 있다는 것도 몰랐습니다. 관심이 없었으니까요. AI를 매일 만들고 쓰는 사람인데도, 아이의 관점에서는 모르는 게 많았던 셈이죠.

다 읽고 나니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아이를 위한 책이지만, 오히려 부모님이나 배우자처럼 아직 AI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이 읽으면 더 좋은 책이라고요. AI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기준을 잡아주는 좋은 입문서 역할을 해줄 것 같습니다.

Refs

  • 김덕진, 임한나, 『AI 시대, 부모로 살아가기』, 한빛미디어